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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시어터 연극협동조합 2015 정기공연 창작초연작 [삽질]공연 안내 _ 대전연극 커튼콜

커튼콜 2015. 5. 7. 11:13

 

 

나무시어터 연극협동조합 2015 정기공연 / 2015 예술창작지원작

창작초연작 [삽질]
2015년 6월 11일(목) - 21일(일) / 드림아트홀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 (월요일 쉼)

 

 

 

 

<삽질>작의 - 정미진

 

사람들은 종종 착각한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연극이 전혀 다른 허구의 세계를 그린다고 믿는다.
그러나 연극적 행위와 상상력을 조금만 걷어내면 그 본질이 결코 현실의 무엇과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연극은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견고한 세계를 보여준다.

 

현실을 살아내는 나의 비극과 당신들의 비극... 이야기는 그것에서 시작되었다.

배울만큼 배운 영희가 겪는 가짜 같은 일상과 현실에서는 도저히 머물곳을 찾지 못한 철수가
혼자만의 집을 짓지만 그는 결국 진짜 자신을 찾지 못한 채 사라진다.

이들은 그들이 처한 일상을 감히 달아날 수 없다.
매 순간 발버둥쳐보지만 열심히 살아낼 수조차 없게 하는 현실은 이미 그들 편이 아니다.

학업을 다 마치고도 제대로 된 직업을 갖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영희 같은 인물은 세상에 얼마든지 있다.
무능한 남편과 늘 무언가를 요구하는 가족, 친구의 불운을 동정하면서도 결국은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친구들.
어느 정도 극적 과장을 감안한다면 살면서 누구나 하나 둘은 지고 가는 인생의 걸림돌이다.

또, 철수는 리플리 증후군1)을 앓고 있다.
그가 하는 거짓말은 그에게 진실이다.
철수는 성취욕구가 강하지만 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어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시달린다.
평범한 영희와는 다른 철수는 어쩌면 달나라 어딘가에서 온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지만
오랜 기간의 삽질 끝에 희망을 잃은, 마치 젊음과 꿈에 농락당한 것 같은 사람들이
어딘가에서 지금을 살아내고 있다고 본다.

철수가 꿈꾸는 삶은 현실이 아님을 알기에 더욱 철수의 끝나지 않는 정신적 비극이 애처롭다.

이들이 겪는 일상적 비극은 누군가에게는 한 편의 연극 같은 이야기,
현실에서는 없는 삶이라고 치부될 수 있겠으나
나는 이 작품을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씁쓸한 자화상 같은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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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은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면서
마음속으로 꿈꾸는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뜻하는 용어이다.
'리플리 병' 또는 '리플리 효과' 라고도 한다.
성취욕구가 강한 무능력한 개인이 마음속으로 강렬하게 원하는 것을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사회구조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 많이 발생한다.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어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시달리다가
상습적이고 반복적인 거짓말을 일삼으면서 이를 진실로 믿고 행동하게 된다.

 

 

 

정미진 작가는
2003년 <알레스카 교도소>로 월간문학 신인상을 받았고,

2004년 <항아리의 꿈>으로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2008년 뮤지컬 더플레이 희곡공모 당선 <날아라 병아리>

2010년 제4회 해양문학상 수상 <뱃놀이 가잔다>

2011년 대전희곡공모당선 <야구 잠바에 소매박기> 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2013년에는 희곡집 [낙타가 사는 아주 작은 방]을 출간하기도 하였다.

 

<뱃놀이 가잔다>, <엄마의 다락방>, <지상 최고의 만찬>, <날아라 병아리>,

<야구 잠바에 소매박기>, <곰팡이>, <바보누나>, <다함께 차차차>,

<낙타가 사는 아주 작은 방> 등이 공연되었고,

부조리한 현실과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극적 구성을 통해 보여주며,

감각적인 대사를 다루는 솜씨가 빼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삽질] 작품 줄거리

 

영희는 개인과외로 돈벌이를 하지만 그 역시 제대로 되지 않고, 친정엄마는 끊임없이 돈을 요구한다.
거리에서 삽질을 하는 인부에게 300원짜리 고급커피를 뽑아 건네지만 돌아오는 건 허무함과 억울함 뿐이다.
밀린 과외비를 받으러 학생집을 방문하지만 돈이 많아도
과외비를 주지 않는 학부모는 그녀를 더 비참하게 할 뿐이다.

 

그런 그녀에게 돈녀라는 존재가 나타나고, 돈녀는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처럼 보인다.
영희는 돈녀를 따라갔다가 사이비종교집단이라는 걸 알게 되고 초라한 자신의 모습을 겪게 된다.

 

한편 영희의 남편철수는 등단한지 7년이 넘은 소설가로 등단 이후
단 한편의 글도 완성하지 못한 채 망상속에 빠져 산다.
그는 영웅을 기다리며 삽질을 하지만 어떤 성과도 얻지 못한다.
(이것은 바로 사람들이 매일 무언가 열심히 하며 사는 데 그것에 대한 보상이나 성과가 없을 때
남들 눈에 그것이 어리석어 보여 삽질한다,라고 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련스럽지만 열심히 한가지만을 파도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철수는 인정받길 원한다.
그러나 영희를 통해 알게 되는 자신에 대한 진실은 잔인할 뿐, 철수는 자신이 파놓은 구덩이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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